[로컬 인사이트] [파도의 시선] 꿈과 현실 사이에 선 청년들의 선택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 그래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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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시선]은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의 서가 이름으로, 로컬 크리에이터와 리모트워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 청년들의 삶과 고민을 이야기한 김정래, 전민진 저자의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 그래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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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대란',  '청년 실업 문제'


30년 전에도, 그리고 10년 전이나 올해 역시 같은 단어가 뉴스 첫 페이지를 장식하곤 합니다. 취업이 어렵다고 하면 60대 이상 어르신들 가운데 "요즘 애들이 약해 빠져서 그래. 정작 작은 회사들은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 난리야"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죠. 이런 말을 들을 때면 한가지 의문이 들곤 했습니다. '정말 젊은 사람들은 큰 기업만 선호하는 걸까'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실제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일은 아닙니다. 반면 2030 청년들이 대기업을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건 그들이 내세우는 복리후생과 일하는 환경, 자신의 커리어를 맡길 수 있는지 여부 등이 주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열악한 조건의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미래와 경력을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이를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비전과 미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뜻이고 실제로 회사의 규모와 관계없이 열심히 일하는 청년들이 있는 걸 목격할 수 있습니다. 

김정래, 전민진 저자가 출판한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 그래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는 규모는 작지만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며 일하는 13명의 직장인의 인터뷰를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초판이 2012년에 이뤄졌기에 인터뷰이들이 다니던 회사 중 상당수가 전보다 규모가 커진 곳이 많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이들이 처음 작은 회사에 들어가고 미래를 그리는 과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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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오영욱 씨는 이 책의 소개글에서 "작은 회사에서는 일과 생존의 영역 사이의 거리가 무척 가깝다. 혹자는 그걸 불안정이라고 부른다. 나는 애써 도전이라고 말한다. 도전은 당연히 불안하고 힘겹다. 심지어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일주일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작은 회사에서의 삶은 마치 징그러운 장어 같다. (중략) 그러니, 장어는 우리끼리만 먹어도 되겠죠?"라고 말했습니다. 

숯불 장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장어가 살아 움직이는건 보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작은 회사가 장어라면 이를 키울수도 있고 여차하면 잡아 먹어버릴 수도 있다는 글은 이 책의 인터뷰에 응한 이들을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일해야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하는 인터뷰이들의 모습은 요즘 트렌드와도 맞닿는 부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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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시선이 머문 문장


친구들은 가끔 묻는다. 작은 회사에서 바쁘게 일하면서 많이 고되지 않느냐고. 나는 답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느끼는 자유와 뿌듯함을 아느냐고. 그리고는 '자유로운 구성원 속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기도 하고 일하는 것으로부터 얻는 참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하고 속으로 되묻는다. 25쪽


주위 친구들로부터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회사를 선택하기 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머저 정하는 게 맞는 것 아닐까? 스스로가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게 뭔지 생각해보면 지금의 고민들을 조금 덜 수 있지 않을까요?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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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있어요. 계속말하는 '작은 회사'에 대한 정의가 사실 저는 뭔지 모르겠어요. 이전에 다녔던 회사들은 규모는 작았지만 제 스스로 작은 회사라고 느낀 적이 없어요. 그건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문제니까요. 자기가 그 회사를 큰 회사라고 생각한다면 큰 회사가 되는 거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면 그냥 별 볼일 없는 회사나 되는거 아닌가요. 174쪽


우선 자신이 정확히 어느 선에 있는지를 알아야 해요. 무조건 자신을 낮추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스스로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잘 모르기 댸문에 너무 자신 없어하거나 혹은 너무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는 거죠. 대학 시절,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196쪽


사람은 하루에 반 이상을 일을 하며 보내잖아요. 근데 그 안에서 뭐든 배울 수 없다거나 의미가 없다면 저는 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당연히 즐거워야 하고요. 268쪽



글 = 변준수

사진 = 진명근(Workroom033)